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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뉴스 다이어트 / 롤프 도벨리

이 세상에 당신의 삶을 뒤흔들 만큼 중요한 뉴스는 하나도 없다. 뉴스가 없어도 당신의 삶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한 권의 좋은 책은 수많은 뉴스 보도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

아무것도 읽지 않는 사람이 신문만 읽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 이른바 팩트라 불리는 사실들은 우리의 생각을 가로막는다. 사실이 넘쳐나면 생각은 그 안에 갇힌다. 뉴스를 소비하면서 당신은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환상은 자기 과신으로 이어진다.

뉴스를 보는 이유가 세상 돌아가는 걸 알기 위함인데 아무것도 읽지 않는 사람이 신문만 읽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니 충격이다. 뉴스를 소비하면서 당신은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환상에 빠진다. 무릎을 탁 친다. 그저 아는 걸로 착각하는 것뿐 실제로 제대로 아는 것이 있나? 오히려 요즘은 가짜뉴스 때문에 내가 보고 있는 뉴스가 진짠지 가짠지 구분부터 해야 한다.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중함과 겸손의 가치는 씻겨 내려갔다. 정보가 넘치면서 신중한 판단은 확신에 찬 행위로 '변이'되었다.

가짜뉴스인지 진짜뉴스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본인이 본 뉴스가 확실하다며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늘 보던 뉴스만 보다보니 같은 프레임에 갇혀 사는 것이다.

쉬운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려드는 뉴스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완전히 틀린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다. 짧고 단순한 뉴스의 유혹에 빠지면, 세상을 진정으로 진지하게 바라보며 고찰하는 길로부터 멀어진다. 더불어 세상의 본질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

뉴스는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성공과 아름다움을 보도하여 이미 존재하는 자연의 잔인한 위계질서를 한 차례 더 세분화함으로써 더욱 가혹하게 위계질서를 만든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했나. 뉴스에서는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자극적이어야 클릭수가 늘어나고, 그래야 광고비를 많이 번다. 세계 1위, 혹은 세계가 인정한 기업 10위 같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성공만 보도함으로써 그 아래 해당하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은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읽기 능력을 되찾고 싶으면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 파고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뉴스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정신적 단식이 필수적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긴 글을 피로감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뇌가 원래의 구조를 되찾기까지 약 1년이라는 뉴스 금단 시간이 필요하다.

짧은 뉴스만 계속 보다보면 긴 글을 읽는 능력을 잃는다고 한다. 우리 뇌가 다시 긴 글을 읽을 수 있을 수준으로 만들려면 약 1년 동안 뉴스를 끊어야 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뉴스에 나오는 소식의 99퍼센트는 당신의 통제 밖에 있다. 당신이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는 것들을 계속해서 접하다 보면 '학습된 무기력'이라 불리는 심리적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일종의 우울증인 학습된 무기력은 당신의 인생 전체로 번진다.

지구 반대편 개발도상국 나라의 전쟁 소식이나 기아로 죽는다는 소식을 듣는다고 해서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뉴스를 보도하는 회사에 광고비만 대 줄 뿐이다. 뉴스를 안 보면 약 한 달의 시간이 생긴다고 한다. 뉴스를 소비하며 지구 반대편에서 안타까워하지말고 돈으로 그들을 도와주라고 말한다.

뉴스 산업은 사회의 맹장이다.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지만 없어졌을 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뉴스가 우리의 일상에 필수적인 양 몰아가는 분위기는 뉴스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생산자의 손에서 비롯됐다. 다시 말해 뉴스 생산자의 관심사와 소비자의 관심사는 동일하지 않다.

뉴스를 하나만 보려고 하다가도 계속해서 빠져드는 이유는 발달된 빅데이터로 인해 내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의 뉴스가 계속해서 하이퍼링크로 띄워주기 때문이다. 뉴스 안보면 세상에 뒤처진다고 느끼도록 뉴스 생산자가 만들어서 우리는 뉴스를 보게 된다. 우리가 뉴스를 전혀 안 본다고 해도 타인과의 대화는 어렵지 않다. "무슨 일이 있었어?"이 한마디면 내가 직접 뉴스를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러니 걱정 말고 뉴스 다이어트를 하자. 아동학대가 이슈가 되면서 아동학대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 엄마들이 뉴스를 보며 슬퍼 운다고 한다. 뉴스를 끊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