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불편러로 취급하는거 굉장히 공감간다. 남성만 그렇다기보다 아무래도 오랜 가부장제에 익숙해진 나이 든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자기에게 반감을 내세웠다고 생각하고 나의 정신세계를 개조시키려고한다. 그렇게 나의 불편은 불평으로만 취급되고 결국 평화를 위해 나만 입 다물고 기존 체제에 복종하며 살아가게 억압받는다.
낙태법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오고가는 건 안다. 나의 불만은 왜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임신을 평생 겪어보지도 못할 남성들이 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느냐다. 낙태한다고 살인자라고 몰고 법으로 금지해놓고 낳고 나서의 미혼모의 삶은 어느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책임까지는 언감생심 손가락질 받으며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이다. 영유아기 살인해서 아이를 낳고 버린 여성만 비난을 받는다. 아기는 혼자 만드나?
남성은 실력만 있으면 웬만한 건 허용되는 분위기지만 여성은 실력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감성적이니까 다른 사람의 눈치도 봐야하고 고분고분하며 외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여성은 욕도 하면 안되고 조신해야 하고 눈치가 있어야 하고 블라블라ㅡㅡ
이건 맞다. 내 정치색이 진보냐 보수냐를 말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불편을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 페미니즘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나와 연결된 많은 사람들과의 등을 지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이건 아닌데?'싶다가도 '내가 예민한 거겠지'하며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위로한다.
원래는 홍승은작가의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를 읽으려고 했는데 밀리의 서재에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밖에 없어서 읽었다. 한때 페미니즘 도서를 찾아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내 마음은 계속해서 불편해지는데 바꿀 수 있는게 하나도 없으니까 더 괴롭기만 했다. 책을 읽고 느낀 것을 누구와 대화를 나누면 괜히 나만 별나고 예민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실제로 대화 나눌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러다보니 외로운데 더 외로워져서 어느 순간 일부로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것은 내가 세상을 바꿀 순 없더라도 내가 낳은 이 네 명의 아이들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지 않도록 키울 수 있다. 작가는 많은 저격을 당했을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꾸준히 내주어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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