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우아한 경매 / 김진원

월급만으로는 자산을 불려 집을 살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집이 뭐가 중요한가 생각하은 사람도 있겠지만 가정을 이루고 나니 내 집 하나 없다는 게 그리 불안할 수가 없다. 나는 젊었을 적엔 '굳이 집을 사야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에게 물려받지 못한 일반 서민들이 억 소리 나는 집을 장만하는 일이 쉽지 않다. 청약에 당첨되는 일이 가장 베스트겠지만 요즘은 청약도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고 분양가도 예전만큼 착하지 않다.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하든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은데 어찌되었든 가만히 있다가는 가마니가 되기 일쑤다.

투자방법으로는 주식, 코인, 달러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부동산 투자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주로 선택한다. 시드가 많아 오를 것 같은 호재가 많고 인기 있는 아파트를 턱턱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경매라는 방법이 있다.

사실 경매라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경매에 낙찰받았다고 하더라도 세입자를 쫓아내는 과정에서의 문제점들 또 내 정당한 권리를 행세하는 거라지만 뭔가 죄책감이 들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이 막연하게 들었다.

사실 보통 생각할 수 있는 경매의 문제점들은 사전조사 부족에서 일어난다.

시험공부도 이론만 보고 문제풀이를 하지 않은 채 시험장에 들어가면 낙방하는 것처럼 경매도 이론만 공부하고 실전 경험이 없으면 패찰하거나 시세와 비슷하게 혹은 더 비싸게 낙찰받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경매를 해서 임대 사업을 하라고 많은 경매 전문가들은 말한다. 저자는 물건을 낙찰받아 빠르게 매도하여 수익을 남기라고 한다. 아무래도 이쪽이 내게도 맞았다. 인터넷상에 나와 있는 정보만이 아니라 직접 임장을 가서 듣고, 보는 과정은 필수다.

part1에선 경매를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핵심 정보를 알려준다. 아무래도 생소한 단어들이라 좀 어렵게 느껴졌다. 기본적인 물권과 채권 이해부터 등기부 보는 방법, 감정평가서를 너무 믿지마라는 조언도 있다. 임장부터 특수물건 분석까지 실전 경매 예시를 들어 실제 경매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소개함으로써 주의해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파트는 part2로 왕초보 투자자들의 실전 경매 분투기다. 초보자들의 여러 번의 패찰 끝에 낙찰까지의 상황을 보며 실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다들 각자 경매에 뛰어든 사정은 다르지만 단타 매도를 통해 다양한 수익을 얻었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경매를 향해 갔다.

세입자와 원만하게 합의하는 적정선을 정해 빠르게 집을 비우고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 해야하는 최소한의 인테리어로 빠른 매도를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임장을 직접 가고 법원에 출석해 경매에 참여하는 건 두려움과 걱정으로 선뜻 시도하기 힘들지만 막연하게 갖고 있던 경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많이 완화되었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 공부를 좀 했던 사람이라면 어려울 것 없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용어를 하나도 몰라서 조금 낯설어 힘들었지만 실전 경매 분투기는 정말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