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대 난자' 인공수정으로 남자 없이 출생이 가능하다니 이런 완벽한 판타지가 있을까? 실제로 남자 없이 출생이 가능하게 되었을 때 모습을 생생히 그려져 있었다 과연 이것이 소설일까?
우리 가족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임신된 아이들에게서 빼앗은 건 전혀 없어. 늘 기존 세상을 뒤흔들고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을 시도하는 인류의 오랜 전통을 생각할 때, 우리도 그 일부일 뿐일지 몰라. 어쨌든 우리 삶을 구성하는 일상은 정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평범해.
난자 대 난자로 남자 없이 출생한다고 해서 온 세상에 남자들이 없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방식대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고 난자 대 난자, 여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져 가족을 만드는 경우는 지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 여성과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여자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할까?
에멀린, 네 탄생은 나를 더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었어. 모성애에 대해 감상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똥 싼 기저귀를 갈거나 냉동 모유를 녹이면서 통찰력이 샘솟을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네 탄생을 둘러싼 상황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의문을 품게 했어. 나는 이제 관계망의 일부가 됐어. 네 곁에서 너를 지켜불 뿐 아니라 나도 지켜주는 사람들의 관계망 말이야.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해. 그리고 그건 좋은 일이야.
진부한 말이지만 결혼을 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과 가족을 이루어 그 사람과 DNA를 반반씩 나누어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기존에 삶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산다는 말과 같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사랑과 애정은 그동안은 절대 알지 못했던 것들이다.
"아빠 말이 옳았어. DNA는 중요하지 않더라.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말야, 혈연을 고집한다는 건 이상한 소유욕이야.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 아이가 되는 거야. 아이를 기르기 때문에 부모가 되는 거고."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무섭다는 말이 딱 이 말이 아닐까. 입양을 하고서도 자기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혈연을 고집하지 않는다. 아이를 기르기 때문에 부모가 된거다.
난자 대 난자로 두 커플이 임신을 했는데 난자 대 난자로 임신하는 것에 대해 악의를 품은 기관 직원이 난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한 커플은 유산을 한 상태. 내가 품은 아이가 파트너와 자신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겠다는 파트너!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요인가? 이미 자신의 뱃속에서 숨쉬고 놀고 있는데!
아기를 무를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이 문장이 한 두번 나오는데, 책 속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난자를 제공하였고 파트너가 임신을 했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 남편의 속마음이라고 느껴졌달까. 책임져야 할 존재가 생김으로서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할테다. 아이의 존재를 온몸으로 느끼는 파트너와는 달리 화자는 아이의 태동에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슬퍼할 수도 있으니까;;; 아이를 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온전히 남자쪽에서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임신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를 못 받아들일 수도 있고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에 좌절할 수도 있으니까.
우리는 그저 가족을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새 우리 삶이 해체되고 몇 년 동안 아무 문제 없이 꾸렸던 행복한 일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된 것 같다.
난자 대 난자로 첫 임신을 한 주인공은 무차별적인 테러 공격에 일상생활이 불안정해진다. 과연 그렇게까지.? 할 문제인가?
남자 여자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그런 가정이 "정상 가족"이라고 정의하며 정상가족을 위협한다고 말하는 의원. 정상 가족은 무엇이고 비정상 가족은 무엇인가?
난자 대 난자로 임신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그렇게도 남자들을 위협하는 일인가?
생각해보면 여자와 남자 인공수정도 처음엔 자연적인 임신이 아니란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다. 난자 대 난자가 현실세계에서도 가능하게 되면 이 소설처럼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아니, 아예 못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낙태죄가 폐지가 되었으니 말이다...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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