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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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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 김금희 복자에게는 제주의료원에서 일어난 산재사건과 그 소송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어떤 사건인가 찾아보니 제주의료원에서 2009~2010년 일하던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유산을 했다. 출산한 간호사 8명 중 4명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를 출산한 사건이었다. 태아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근로자의 질병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반려되었고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모체와 태아를 단일체로 봐야 한다"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 복자는 그 간호사 중 한명이다. 아이를 유산한. 이영초롱이는 초등학생 때 집이 망해 제주도 고고리섬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복자를 만났다. 이영초롱이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였지만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며 장래희망이 '사자'인 아들은 서울에 남기고 딸만 고고리섬..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 고선규 우리는 자살 사별자들의 삶을 잘 생각하지 않는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 죽음의 이유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 대충 교통사고로 죽었다던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갔다고 말하긴 하지만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의 자살 이후 남은 가족들은 자살의 이유를 찾기 위해 탐정이 된다. 그리고 '만약에...'라는 가정을 수도 없이 한다. '만약에... 내가 ~ 했더라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끝없는 가정. 자살하는 사람들의 80%가 자살 의지를 알린다는데 그렇다면 그 징후를 알아채지 못해 자살을 하게 되었다며 죄책감을 갖는다. 물론 자살을 아무리 막으려도 해도 의지가 강한 사람은 막지 못한다. 한 번 두 번은 막을지 몰라도 24시간 감시하는 폐쇄병동에서도 자살을 한다는데 사람의 노력으로 안..
검은 꽃 / 김영하 멕시코 한인 이민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었다. 1905년 일본의 간섭으로 힘이 없어진 나라와 무능한 지도자 아래에서 가난한 백성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대륙 신민회사에서 모집하는 멕시코 이민을 가게 된다. 4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하고 돌아와서 조선에 땅을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배에 오른다. 하지만 그곳은 외교관도 없는, 사실상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어떤 장치도 없는 곳이다. 제목 이라는 비유처럼 삐쩍 마르고 검게 그을린 조선인의 모습으로 변한다. 사람대접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태어나 처음 채찍으로 맞아가며 인간의 존엄성 따윈 짓밟힌 채 노예처럼 일을 한다. ​ 당시 조선에는 계급 제도가 있었는데 배에 타고난 이후부턴 계급 따위는 상..
아버지에게 갔었어 / 신경숙 엄마는 수술을 위해 서울 큰오빠네에 가고 딸을 잃고 나서 세상과 담을 쌓아 가족 일도 단톡방으로만 확인하는 넷째 헌이가 홀로 남은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J시에 내려간다. 그곳에서 아버지와 살면서 아버지가 30년 전부터 수면장애를 겪어오고 있다는 것과 큰오빠가 리비아에 일하러 갔을 때 편지를 자주 주고받은 것, 셋째 오빠가 아버지 치과 치료 비용을 댄 것 등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무뚝뚝하다. 말이 없다. 아버지와 함께 지내며 딸을 잃은 자신을 보며 아버지가 얼마나 슬퍼하고 걱정하고 마음 쓰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자기가 불행하고 불쌍하고 실패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런 본인을 더 가슴 아프도록 걱정하며 사는 부모가 있었다. 아들 셋에 넷째 딸이라 처음으로 사진관에 가서..
모던 하트 정아은 소설 "미연 씨가 아직 대한민국을 모르는구나. 대한민국에서 출신대학은 낙인이야.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낙인. 경력 좋고 대학원 좋은 데 나와봐야 아무 소용없어. 대학을 좋은 데 나와야지. 학부를 좋은 데 안 나온 사람은 절대 A급이 못 돼. 외국계 회사도 정말 인지도 높은 회사는 사람 뽑을 때 출신대학 다 따져. Z사 봐. SKY 출신 아니면 아예 이력서도 보내지 말라고 하잖아? 서울대 대학원, 아니 하버드 대학원 나와도 대학 좋은 데 안 나오면 다 꽝이라고." 흐물과 있을 때, 나는 찬란히 빛났다. 만방에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흐물과 나, 둘 중 누가 누구를 이끌었던 것일까. 흐물이 나를 이끌어주었을까, 내가 흐물을 이끌어주었을까. 일방적으로 흐물을 이끌어주었다고 생각했던 그동안의 나는 얼마나 어리..
지연된 정의 / 박상규 박준영 백수 기자와 파산 변호사의 재심 프로젝트 ​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나오고 이미 그가 삼례 나라슈펴 살인사건 재심을 맡아 무죄를 받게 해준 사실을 알고 있었다. ​ 왜 재심 전문 변호사가 되었을까? 그는 전라남도 완도에서 태어났다. 고시원에 들어가 사법고시 공부를 하다 덜컥 붙어버렸다. 그렇다. 고졸이다. 고졸 출신 변호사인 그에게 사건은 잘 들어오지 않았다. 국선 변호사로 일을 하다 재심을 맡게 되었다. 재심은 돈을 안 받나? 왜 파산 변호사지? 했는데, 그는 사비를 들여 사건을 해결하고 있었다. 재심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사회 약자들이다. 심지어 그들에게 생활비를 주며 사건을 해결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 ​ 가난한 장애인 부모 밑에서 자란 ..
내 아이의 첫 미래 교육 / 임지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를 위한다면 '부모력'을 점검해야 한다. ​ 최고의 경쟁력은 경쟁하지 않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창의적 혁신이 일어난다.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관찰하고, 경탄할 줄 알아야 새로움이 보인다. ​ 최근 경영 트렌드로 "애자일Agile하게 일하라"가 뜨고 있다. 애자일은 '기민한', '민첩한'이라는 뜻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선택한 전략이다. 애자일의 본질은 커다란 일을 잘게 쪼개서 가장 핵심적인 본질에 집중하는 것, 빨리 실패하고 결함을 보완하는 것, 완벽함보다 신속함을 우선하는 것이다. p40 스마트폰은 중독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다고들 이야기한다.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를..
내 아이의 부자 수업 / 김금선 하브루타 교육법이란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다. 이 교육의 핵심은 '질문과 토론'이다. 질문과 토론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간다. 쉴 새 없이 바뀌는 정답을 추적해나가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그것이 바로 하브루타 교육법이다. ​ 아직도 아이에겐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다. 우리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돈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그래서 나는 일찍이부터 우리 집의 부동산과 자산, 부모님이 본인의 노후 계획에 따라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 알고 있었다. 꼬박꼬박 저금만 해서 돈을 모으셨던 어머니가 주식을 시작하셨다. 나이가 들어서도 시대 흐름에 맞게 발 빠르게 대응하는 어머니를 존경한다. ​ 어렸을 때부터 돈을 밝히고 집안의 경제 사정에 대해서도 잘 아는 아이로 교..
아이패드 드로잉 굿-즈 만들기 / 김진하 용돈벌이나 해보자며 아이패드를 무턱대곤 구입하고 프로크리에이트 어플을 결재했다. 요즘은 아이패드 하나로도 나만의 캐릭터를 구상하여 돈벌이가 된다는데 주변에 그렇게 수익을 내는 친구가 없어서 머나먼 이야기로만 느껴졌다. 책은 나같이 무턱대고 무엇이든 해보자며 고가의 아이패드를 지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목차는 크게 3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이패드 드로잉 책을 샀으니 아이패드를 사야하는데 어떤 아이패드를 사야할까? 나도 처음엔 아이패드를 사기 전에 유튜브도 많이 보곤 했지만 선뜻 선택하기가 어려웠다. 1장에서는 제일 처음 고민하는 아이패드 고르는데 도움을 준다. 최상위 모델은 당연히 아이패드 프로.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등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많이 사용한다. 아이패드 프로..
처음부터 화학이 이렇게 쉬웠다면 / 사마키 다케오 저자 사마키 다케오는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며 과학 과목의 내용과 학습법을 연구한다. 시리즈로 과학 분야 5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다. 전국과학 교사모임 추천도서로 국내 과학 선생님들도 인정한 책이다. 은 그의 10년 만의 신작이다. ​ 제목 처럼 화학은 처음부터 쉽다고 느껴지는 과목은 아니다. 처음 화학을 배우는 친구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그림을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놓았다. 아직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라 멀었지만 초고학년에서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것 같다. 처음 화학이라는 과목을 접했을 때 제일 기본적인 '화학이란 어떤 학문인가?'에 대한 것부터 원소 기호니, 화학 실험이니 처음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것들을 쉽게 설명하여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 물질과 원자의 차이..